통사
대한유화 50년의 산업사적 의의
우리나라가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강국으로 성장한 그 출발점에는 대한유화가 존재한다. 1970년 창립한 대한유화는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1세대 기업으로서, 국내 최초로 합성수지 제품인 PP/HDPE를 생산하며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정부가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건설한 울산석유화학단지에 1차로 입주한, 말하자면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대한유화가 합성수지 생산을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빠르게 성장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수출에도 역점을 두고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도 고도성장을 이루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합성수지 등을 기초소재로 공급하여 전방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토양을 제공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필름, 건축자재, 자동차 및 전자제품의 부품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석유화학제품을 기초소재로 공급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산업이 성장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국민생활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켜 누구나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바지했다.
말하자면 대한유화는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물론 산업 전반의 발전을 촉진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과 우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내는 밀알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유화는 단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단순한 제품공급자(Product Provider)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창업 직후부터 기술개발을 최우선의 경영과제로 삼고 독자 기술 확보에 주력하여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대한유화가 창립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산업의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여서 선진 석유화학회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뒤져 있었다. 이 때문에 크고 작은 기술을 해외에서 들여와 생산을 시작했고, 고품질이 요구되는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때에 대한유화는 촉매 개발을 시작으로 합성수지 제품과 공정기술 등을 개발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여 석유화학기술의 국산화에 큰 업적을 남겼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고부가·고기능성 제품의 개발에도 많은 성과를 거둠으로써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한유화는 국내의 6개 NCC 사업자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다. 하지만 창립 이후 50년 동안 석유화학 한 분야에만 집중하여 전문화를 추구해 온 덕분에, 대한유화는 석유화학 업종에 최적화된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더욱이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에 주력하여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대한유화는 작지만 강한 기업의 가능성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