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45만 톤 수준으로 증가

1970년대의 우리 경제는 석유파동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76년 무렵 점차 불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선진국들의 높은 실업률과 수요부진, 그리고 수출 둔화 현상으로 인해 생산활동의 침체는 계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유화는 불황 극복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공장혁신활동을 추진했다. 공장 가동 초기에 석유파동의 영향을 받은 터라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품질개선, 그리고 시장개척을 추구하는 공장혁신활동에 전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그 결과 대한유화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우울한 환경 속에서도 1976년에 PP 7만 9,510톤, HDPE 1만 2,188톤 등 총 9만 1,698톤을 생산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나갔다.
1977년에는 시장여건이 좀 더 좋아졌다. 이해는 우리나라가 대망의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며 수출에 자신감을 갖게 된 해이기도 하다. 때마침 국내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대한유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유화는 생산성 향상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대한유화는 동일한 설비를 가지고도 PP 10만 9,162톤, HDPE 6,256톤 등 총 11만 5,418톤을 생산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생산량이 전년 대비 26% 상승한 것이다.
이후에도 대한유화의 생산량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1978년에는 1975년 10월 준공했으면서도 주원료인 에틸렌의 공급부족으로 원활하게 HDPE를 생산하지 못했던 제2공장이 대한석유공사의 증설에 힘입어 활발하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또 1979년에는 제3공장 준공을 계기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PP 9만 6,085톤, HDPE 4만 2,847톤 등 총 13만 8,932톤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980년과 1981년에는 2차 석유파동 및 국내 정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 제4공장과 제5공장이 잇따라 준공하면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1982년 PP와 HDPE를 합쳐 14만 4,361톤이었던 생산량은 1988년에는 무려 44만 9,594톤으로 급증했다.

매출 3,000억 원, 순익 150억 원 동시 달성

대한유화는 2차 석유파동의 여파가 최고조에 달한 데다 국내정세마저 매우 혼란스러웠던 1980년 무렵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영업활동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당시만 해도 시장구조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생산하는 즉시 판매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1977~1978년 무렵에는 제품가격 고시제에 따라 정해진 고시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공급가격을 두고 특별히 협상을 벌여야 할 일도 없었다.
다만, 1980~1981년에는 약 2개월간 공장 가동을 교대로 중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지역인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제품을 판매한 데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었다.

PP와 HDPE의 판매신장에 힘입어 대한유화의 경영실적도 크게 향상되었다. 1976년에 133억 원이었던 총 매출액이 1988년에는 3,026억 원으로 무려 22배나 신장했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 4억 원에서 156억 원으로 4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1988년에 대한유화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는 매출액과 150억 원을 넘는 순이익을 동시에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시기에 대한유화는 재무구조도 건실하게 유지해 나갔다. 회사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던 1980년부터 1986년 사이에 4차례 무상증자를 실시하여 자본금은 1988년 말 290억 원으로 늘어났고, 부채비율도 100% 이하를 유지했다. 계속되는 공장 신·증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재무구조를 지켜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판매활동이 순조로웠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