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도 수소 정제 기술 검토

세계적으로 99.9999%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정제 공정기술은 1960년대에 이미 UOP사와 LINDE사 등이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정부가 에너지절감 사업 확대 시책을 추진한 데 힘입어 비로소 고순도 수소 생산공정을 국내 기술로 제작 및 건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한유화는 온산공장 NCC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온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순도가 고순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99.5%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문에 온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는 공정 내 수소 첨가 Reactor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외부에 판매할 수는 없었다. 외부 판매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제공정이 필요했다. 더구나 2000년 초까지도 대한유화의 수소 생산량과 자체 사용량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외부로 판매할 여분이 없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설비 확장을 통해 에틸렌 생산규모를 연산 40만 톤까지 확대하게 되자 수소를 판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에 대한유화는 수소가스 잉여분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2002년 말 국내기업인 SPG산업(주)이 수소가스 사업을 제안해 온 것이 대한유화가 수소 판매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PSA 공정 설치 및 고순도 수소 판매 개시

수소를 상업적으로 외부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순도를 99.9999%의 고순도로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정제기술(PSA, Pressure Swing Adsorption)을 도입해야 한다. PSA는 추가적인 에너지 소비 없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말한다.
2003년 초 기술연구소는 PSA 도입에 대한 사업성 여부를 검토했다. 그 결과 사업성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대한유화는 수소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PSA 도입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기술과 대표적인 PSA 공급업체인 UOP사, LINDE사 등의 해외 기술을 비교 검토하여, 더 많은 수소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UOP사에서 PSA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UOP사의 PSA 기술은 상용화 실적이 풍부하고 신뢰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병행하여 대한유화는 고순도 수소에 대한 시장조사를 실시하여, SPG산업이 제시한 고순도 수소 판매가격보다 우위의 판매가격을 제시한 SDG사로 판매처를 변경하여 2004년 3월 31일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업준비를 마친 대한유화는 UOP사의 기본설계에 맞춰 2004년 9월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12월 말 공사를 최종 완료하고, 2005년 1월 시운전을 거쳐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고순도 수소를 지하배관을 통해 SDG사에 공급함으로써 대한유화는 수소 사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대한유화는 사업 첫 해인 2005년에 연간 약 1,900톤의 고순도 수소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2,000톤이 넘는 물량을 판매했다.
한편, 2014년에 대한유화는 기존 용기 내의 흡착제를 더 충진하는 방향으로 설비확장을 실시하여 수소 판매량을 연간 3,800톤까지 증가시켰다. 또 2017년에는 ONE project에 따라 증가된 수소량을 처리하기 위해 PSA 공정을 1기 더 추가로 설치했다. 이에 따라 2018년에는 고순도 수소의 연간 판매량이 9,000톤을 넘어서게 되었다.
대한유화는 2000년 중반부터 미래의 이상적인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수소에너지 기반의 이른바 ‘수소경제’에 대비해 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울산광역시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의 기반을 확충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