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중국 컴파운드 시장 진출
컴파운드 시장 진출 배경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세계경제는 더더욱 어려운 국면이 되었다.
경기침체의 여파는 고스란히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대규모 석유화학공장 신 · 증설 공사를 완료한 중동 국가들로부터 출회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과잉이 초래돼 석유화학 업황의 부진이 가중되었다.
이에 대한유화는 사업다각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고객중심의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중국 컴파운드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컴파운드(Compound)란 원료인 베이스 폴리머에 이종폴리머나 강화재, 고무를 비롯한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여 기존의 베이스 폴리머만으로는 도달하기 힘든 높은 물성과 기능성을 부여하는 복합소재를 제조하는 사업을 말한다. 기술집약형 산업인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발전과 더불어 비약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한유화는 기술연구소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기술연구소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 경영컨설팅기관인 AT커니(AT-Kearney)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 바 있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토대로 검토에 착수했다. 그리고 2011년 3월 16일 ‘사업모델 구축 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해 경영진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서 기술연구소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모델 자체를 최종소비자(End-User)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며, 컴파운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컴파운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 시장 및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여 제품개발에 반영함으로써 고객지향의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술연구소는, 현 단계에서 최소비용으로 단시간에 필요역량을 확보하고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은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을 통한 시장 진입이라며, 중국 현지업체와의 제휴 방안을 내놓았다. 대한유화의 기술력과 중국 현지업체의 영업력이 결합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 것이다. 필요하다면 고객요구 및 시장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신규 고객 및 고객 중심의 제품 개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현지 연구소의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대한유화가 중국 컴파운드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 또 하나의 이유는, 복합수지 컴파운드 사업의 수요처가 될 중국의 자동차와 가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데 있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은 소규모 업체들이 서로 합병하는 등 대형화 추세를 보이면서 매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컴파운드 업계는 연간 10~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당시 2~3년 사이에 중국 컴파운드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도 컴파운드 시장의 호황 덕분에 불과 2년간의 영업이익만으로도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 큰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이처럼 중국 컴파운드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대한유화는 중국시장에 생산거점을 확보하여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을 구축하기로 하고 중국 컴파운드 시장 진출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상하이에 합작법인 ‘대한도은’ 설립
중국 컴파운드 시장 진출 방침을 확정한 대한유화는 기술연구소의 의견에 따라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지업체가 생산설비 및 부지, 현지 영업망 등을 제공하고, 대한유화는 기술과 제품개발 노하우, 관리시스템 등 기술적 측면의 자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대한유화가 원하는 것은 투자를 통해 단순히 영업이익만을 취하는 게 아니라 고객 중심 사업모델로의 전환과 제품 다각화, 고객맞춤형 제품(Customized Product) 개발, 그리고 다양한 신사업 전개를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었으므로, 우선은 소규모로 합작사업을 시작한 후 그 성과와 시장상황의 변화추이를 보아가며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즉, 1단계로는 약 45억 원을 투자하여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복합 PP 및 EP(Engineering Plastic) 제품 1만 5,000톤가량을 생산하고, 현지 연구소를 설립하여 고부가 고객맞춤형 제품 개발을 진행하면서 고객 중심 사업모델로의 전환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어 2단계로는 생산시설을 3만 톤 수준으로 증설하고, 확보된 생산거점과 영업망을 기반으로 EPP, PP-LFT, 기능성 Film, Pipe 등의 다양한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고객 및 영업망이 충분하게 확보되고 필요한 경험도 축적하게 된다면, 마지막 3단계에서는 독자적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중국시장의 내수화’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도 진출한다는 방침이었다.
대한유화는 50여 개의 현지업체를 대상으로 현지 상황, 합작조건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산동성(山東省) 룽커우(龍口) 지역의 유력업체인 산동도은고분자재료유한공사를 합작파트너로 낙점하여 2011년 4월 합작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산동도은고분자재료유한공사는 에너지, 화학, 운수, 리조트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도은(Dawn)그룹의 16개 계열사 중 하나로, 타 업체에 비해 기술 및 영업력이 우수한 업체로 알려진 컴파운드 업체였다.
그 후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까지 완료한 대한유화는 2011년 12월 20일 이 업체와 제휴하여 합작법인 ‘대한도은 고분자재료(상해)유한공사’(약칭 대한도은)를 설립했다. 합작기간은 10년으로 잡고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초기자본금 1,200만 달러(약 130억 원)는 대한유화와 산동도은고분자재료유한공사가 각각 600만 달러(약 65억 원)씩 출자하여 50 대 50의 지분을 나눠 갖기로 했다. 총 투자액은 약 440억 원(2억 6,000위안)으로 잡았다. 또 이사회와 유사한 성격인 동사회는 양사에서 위촉한 2명씩 4명으로 구성하고, 제1기 동사장은 산동도은고분자재료유한공사 측에서, 총경리는 대한유화 측에서 맡기로 했다.
생산공장은 상하이(上海)화학공업구의 토지 약 4만 6,000㎡(약 1만 4,000평)를 확보하여 신설하고, 이곳에서 복합 PP, EP, 기타 수지 등의 컴파운드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초도 생산능력은 1만 5,000톤이지만, 향후 양사의 협의에 따라 점차적으로 늘려간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대한유화는 중국 현지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컴파운드 시장에 새로 진출한 것은 물론 고객중심의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단초를 확보하게 되었다.
중국 컴파운드 사업의 본격 전개
대한유화 최초의 해외 합작법인인 대한도은은 2013년 9월 생산공장을 준공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대한도은은 대한유화만의 독보적인 물성과 품질을 갖춘 고결정성 폴리프로필렌(HCPP)을 활용하여 고품질 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중국 내 유수의 자동차 및 가전 소재 메이커에 공급했다.
대한도은이 중국시장에 안착함에 따라 대한유화는 미래를 대비한 전략적 교두보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연구소 인력 일부를 대한도은에 파견하여 현지 로컬 연구부서로서 기술제공과 신기술 습득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대한유화 PP/HDPE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내에서 현지 기술지원(Technical Service)를 병행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 및 고객니즈 파악을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마케팅 창구로도 활용했다.
이에 따라 대한유화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뿐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중국 컴파운드 시장에서 고객 다변화 및 복합소재 기술개발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대한도은은 자동차용 소재와 관련한 다수의 인증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여, 2014년 공장 가동 이후 5년 만인 2019년에는 2만 5,000톤의 판매량과 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자 기존의 설비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대한도은은 설비 증설이 시급하다고 보고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제2기 Plant 건설에 착수했다. 제2기 Plant가 완공되면 2024년에는 판매량 8만 톤, 매출액 1,300억 원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한도은은 중국시장의 유력한 복합소재 컴파운드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고기능성 복합소재 기술 등의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신사업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파트너사가 바라본 대한유화
신뢰할 수 있는 합작 파트너 도은그룹과 대한유화
- 道恩集团 于晓宁 董事长(도은그룹 우효녕 동사장)
설립연도 | 생산품목 | 매 출 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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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 화학공업, 고분자신소재, 석탄공업, 창고물류, 금융 및 기타 산업 | 4조 2,414억 원(2019년 기준) |
도은그룹은 1991년에 설립하여 화학공업 플라스틱, 고분자 신소재, 티타늄 백분, 창고물류, 석탄공업무역, 금융서비스, 기타 산업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도은주식(산동도은, 코드: 002838)을 선전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함으로써 실물과 자본이 융합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하였다.
도은그룹과 대한유화의 관계는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대한유화는 이미 한국 내 석유화학업계의 선두주자였고, PP/HDPE는 제품 안정성 및 품질 우수성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었다. 당시 도은그룹은 중국 내에서 합성수지 무역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서 판매량이 중국 내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쌍방의 협력관계 증진을 위하여, 칭다오에서 당시 대한유화 연구소장이며, 지금의 대한유화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영태 대표이사 사장을 만났다. 옛 친구처럼 환담을 나누며 상호 간 이익을 위해 협력관계를 맺기로 하였다.
20여 년 동안 도은그룹과 대한유화는 업무 외에도 양측 고위 경영진 간에 빈번하게 왕래하며 서로 깊은 우의를 다져왔다. 대한유화 이순규 회장은 도은그룹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고, 우리도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업무, 기술 및 산업전반에 대한 폭넓은 협력을 한층 강화시켜 대한유화와 도은그룹의 전략적 제휴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신뢰와 상호간 윈윈(Win-Win)한다는 공동 목표를 바탕으로 대한유화와 산동도은은 2011년에 상하이에 폴리프로필렌, 스티렌 및 엔지니어링 프라스틱 등의 컴파운드를 전문으로 하는 대한도은고분자재료(상해)유한공사를 합작 설립하여 제품의 생산, 영업 및 연구개발 등을 하고 있다. 이는 대한유화와 도은그룹의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 단순 합작 파트너를 뛰어 넘어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관계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대한유화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한유화의 무궁한 발전과 길이길이 빛나기를 바라며, 대한유화와 도은그룹의 협력관계 또한 지속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