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고부가·고효율 중심의 R&D문화 정착
미래 ‘먹거리’ 위한 신사업 연구 강화
1977년 설립된 연구개발실을 필두로 1994년 정식인가된 기술연구소는 대한유화의 성장을 이끈 ‘심장’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회사 창립 초기부터 연구개발의 성과가 대한유화의 사업 성과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대한유화가 독보적인 기술과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기술연구소의 역할은 2010년대 들어 더욱 강화되었다. 이 시기에 기술연구소는 고기능성 특화제품 개발에 주력하면서 이 제품들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며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제몫을 다하도록 지원했다. 또 회사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다각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신사업으로 추진할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기술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고기능성 PE의 일종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Ultra-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을 자체개발하여 상업화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또 습식 LiBS용 VHMWPE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하여 상업화하고, 고강도 섬유용 PE Grade(2010년), 건식 LiBS용 PP(2012년), PBT 대체 광케이블 보호 튜브용 PP(2012년), 메탈로센 촉매를 이용한 고강도 Multi-Filament용 PE Grade(2012년), 국내 최초의 건식 Process 리튬이차전지 분리막용 PP Grade(2012년), Solution 공정을 이용한 중합형 PE Wax 및 APAO 제조기술(2018년)을 개발하는 등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를 창출하여 PP/HDPE의 고부가가치화를 주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에 UHMWPE가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3년에는 건식 LiBs용 PP가, 2015년에는 UHMWPE가, 그리고 2018년에는 습식 LiBs용 PE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돼 그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기술연구소는 자체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신제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면서 사업전략과 연계한 연구미션을 수행했다. 2013년에는 특화제품의 기술 개발 및 판매 확대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발족한 특화TFT 조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품질개선과 신제품 개발 및 고객밀착형 기술지원에 주력했다. 2019년부터는 특화제품의 최대 수요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상하이 테크센터를 신설하여 운영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기술연구소 내에 ‘Smart Innovation TFT’를 2019년에 설치하고, 미래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연구소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TFT는 2020년 이후 펼쳐질 산업환경의 변화에 대비하여 기존 제품의 개선 및 고부가 제품군을 발굴하는 연구뿐 아니라 전통적인 제조업과 IT를 융합한 신사업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 기술경쟁이 심화하자 대한유화는 기술연구소의 연구개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상황에 맞춰 연구소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분석 · 실험장비 등 연구설비를 대폭 확충했다. 또 2000년에 33억 원이던 R&D 비용도 2010년 60억 원, 2018년에는 91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활동의 효율성은 더욱 더 높아지게 되었다.
국내 최초 LiBS용 PP/PE 제품 개발(2012년)
2012년 6월 대한유화는 오랫동안 축적해 온 고분자 촉매 및 중합 기술을 바탕으로 LiBS(리튬이온이차전지분리막)용 PP 및 PE 수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했다. LiBS는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이온이차전지산업의 핵심소재로, 전기자동차, 휴대폰, 노트북PC 등의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당시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국제사회가 시행하는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연평균 30~40%대의 고성장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자연히 배터리에 사용되는 LiBS의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유화는 LiBS용 PP/PE 제품을 개발하여, 그동안 일본과 미국이 주도해왔던 원료시장의 국산화를 실현했다. 그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업적을 이루어냄으로써 뛰어난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2018년까지 달성한 경제적 효과만 해도 누적기준으로 약 3,300억 원에 달했다.
LiBS용 PP/PE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대한유화는 뛰어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보다 혁신적인 제품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나아가 LiBS용 PP/PE 제품을 미래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국내외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갔다. 이 제품은 2013년(건식 LiBS용 PP)과 2018년(습식 LiBS용 PE)에 각각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었다
메탈로센 담지 촉매 기술 및 PE제품 개발(2012년)
2012년 12월 대한유화는 기존에는 고압 PE공정에서만 사용되었던 메탈로센(Metallocene) PE 촉매를 저압 슬러리 공정에서도 제품 제조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메탈로센 담지 촉매를 개발했다. 그리고 개발된 촉매를 기반으로 PE 중합 연구를 진행하여, 높은 섬유 강도를 요구하는 보호용 장갑, 산업용 로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고강도 슈퍼 PE 섬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고강도 슈퍼 PE 섬유 제품은 일본의 도요보(東洋紡)에서만 단독으로 생산하여 공급하는 품목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대한유화가 자체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도 대한유화는 기존 메탈로센 담지 촉매 기술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촉매기술을 개발하여 냉온수관용 PE-RT Pipe 신제품과, 기존 가스관 및 상수도관용 PE 100 소재에 비해 내압강도를 획기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슬러리 중합용 PB-1 양산 기술 확보(2017년)
이전까지 국내 플라스틱 냉온수관은 저가의 PEXa관(XLPE Pipe) 사용군과 고가의 PB-1관(PB Pipe) 사용군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 중 고부가가치 제품인 PB-1의 원료는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의 라이온델바젤, 일본의 미쓰이화학, 그리고 우리나라의 일렘테크놀로지 등 오직 3개 업체만이 공급하고 있었다.
이 업체들의 PB-1은 지글러-나타 촉매를 사용하여 Bulk-solution 공정으로 생산돼 왔다. 그런데 대한유화가 2012년부터 약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최적의 촉매 및 중합 조건을 거쳐 기존 슬러리 공정에서도 PB-1을 생산할 수 있는 중합기술 및 공정을 개발했다.
대한유화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에 1차 현장 생산을 실시하여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2017년 4월 2차 시생산을 통해 양산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본격적인 사업화에 대비하여 이 기술을 특허출원했다. 2019년 현재 대한유화는 향후 국내외 PB-1 시장의 수급상황에 맞춰 언제든지 시장 출시가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다.
Solution 공정 이용한 APAO와 중합형 PE Wax 신제품 개발
대한유화는 급변하는 석유화학 시장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용 PP/PE 제품군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고부가 제품군을 조기에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제품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는 고부가 특수 소재인 APAO(비결정성 폴리알파올레핀)와 중합형 PE Wax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APAO는 접착제의 제조원료로서 생활용품, 자동차 내장재, 아스팔트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또 PE Wax는 플라스틱 분산제, 가공 윤활제, 코팅제 및 각종 첨가제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일부 선진국의 거대기업들이 시장을 독과점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매우 놓고, 대한유화가 운영하는 슬러리 공정에서는 중합 공정에서의 한계로 생산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한유화는 축적된 촉매 및 중합기술을 토대로 자체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Solution 공정을 이용한 APAO와 중합형 PE Wax 개발을 사실상 완료하고, 50L Reactor Solution Pilot Plant를 증설하여 제품을 시범생산하기도 했다. 2019년 완성 단계에 이른 이 연구는 Pilot 시설 규모 기준에서의 중합 및 제품평가를 완료하고 상업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조만간 이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에서 또 한 차례의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