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매출 2조 원, 수출 10억 불 시대로
사상 최대 매출·이익 실현
대한유화는 창립 이래 두 차례의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1990년대 초 석유화학 투자자유화 조치로 공급과잉 사태가 벌어져 결국 법정관리까지 가는 난관을 겪었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또 한 차례의 큰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대한유화는 임직원의 단합된 힘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견실한 성장 기조를 이어올 수 있었다.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2010년을 맞이한 대한유화는, 그 해에 1조 8,3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었다. 이익 측면에서도 1,059억 원의 영업이익, 80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이전에 비해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이루어냈다.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대한유화는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다각화 및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하여 2011년에는 2조 245억 원, 2012년 2조 752억 원의 매출실적을 거둬들였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 원 시대를 연 것이다.
이러한 실적을 거둔 것은 금융위기 이후 원유를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 판매가격이 크게 상승한 덕분이었다. 유가가 90달러대로 치솟자 나프타가격은 930~940달러, 에틸렌은 1,100달러대, 프로필렌은 1,300~1,400달러대로 고공행진을 한 것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의 부진과 중동산 신 · 증설 물량의 출회 영향으로 이익은 감소하여 2012년에는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유화의 매출은 2013년 1조 9,578억 원, 2014년 2조 46억 원 등을 유지하며 2조 원 안팎에서 정체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15년에는 급격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전년보다 16% 감소한 1조 7,174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그 대신 에틸렌 및 폴리머 사업부문의 마진 스프레드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88% 신장한 2,700억 원을, 당기순이익은 214% 신장한 1,955억 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었다.
특히 2016년에는 매출은 1조 5,839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402억 원을 기록해 창립 이래 최대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 해에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무려 21%에 달했다. 미국 셰일가스와 원유 생산량 증가의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하면서 나프타 가격도 동반 하락했지만,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각국의 생산설비 신 · 증설 사업이 일단락된 이후 수요가 늘어나고 에틸렌 중심으로 마진 스프레드가 확대된 덕분이었다.
또 2018년에는 저유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NCC 증설에 따른 제품 생산량 및 판매량의 증가에 힘입어 2조 5,395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10월부터 에틸렌의 외부 판매를 시작한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 해에 대한유화는 3,139억 원의 영업이익도 기록했다. 이처럼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대한유화는 다시 2조 원대의 매출을 회복하고 3조 원대를 목표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대한유화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자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한유화가 ONE Project 완료 이후 사업의 규모가 확대돼 큰 폭의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며 대한유화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10억불 수출의 탑 수상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지속적으로 수출을 늘려온 대한유화는 2018년 12월 12억 6,000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해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03년 2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성장을 거듭하여 2008년 6억 달러, 2012년 8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그 이후 6년 만에 12억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이처럼 수출이 급신장한 것은, 저유가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17년 완공된 NCC 증설사업을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BTX 등의 생산량을 늘린 것이 주효한 결과였다. 대한유화는 연간 생산량의 5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수출제품은 HDPE, PP, 에틸렌, 프로필렌, MEG(모노에틸렌글리콜), BTX 등이다. 수출 대상국은 세계 135개국에 이르며, 지역별 수출 비중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70%로 가장 많고 유럽 10%, 오세아니아 7%, 중동 6%, 북미 4% 순으로 나타났다.
10억불 수출의 탑 수상(2018.12.)
부채비율 낮춰 건강한 재무구조 정착
대한유화는 실적 호조에 따른 이익을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하여 업계 최고 수준의 건강한 재무구조를 갖추었다. 2016년 이후 석유화학업계가 호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큰 폭의 이익을 실현하게 되자 이를 부채상환에 투입함으로써,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크게 낮추고 유동비율과 이익잉여금은 높인 것이다.
이전에도 대한유화는 호황 국면일 때마다 벌어들인 돈을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투입해 왔다. 2013년 당시만 해도 부채비율이 70%대였으나 2017년 말에는 이를 33.76%로 낮추고 2018년 상반기에는 30.56%까지 낮추었다. 이에 따라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대한유화의 자본총계는 1조 6,138억 원, 부채총계는 4,931억 원이 되었다.
반면에 유동비율은 꾸준히 높아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로 쓰이는데, 통상 200%에 가까워지거나 200% 이상이 되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대한유화는 2018년 상반기에 189.78%의 유동비율을 기록해 2013년의 150%대에 비해 대폭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부채의 질도 좋아졌다. 대한유화는 매년 차입금 규모를 줄이면서 한편으로는 향후 사업 영위에 쓰일 자금 운용을 위해 양질의 장기 차입금 비중을 높여왔다. 이에 따라 2012년 말 3,156억 원이던 총 차입금은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어 2019년 말에는 불과 100억 원만이 남게 되었다. 100억 원이라는 금액은 언제든지 상환이 가능한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유화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 셈이다. 이에 따라 대한유화는 금융비용의 부담이 없는 건강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